1930년04월09일(7면 1단) 조선의 중부 동변에 위하야 내외의 금강은 말할 것도 없고, 그밖에도 승지 많기로 유명한 강원도 맥국성지와 소양강정 등으로 이름 있는 춘천을, 나는 벌써 전부터 한번 보기를 원하였었다. 그러나 그 기회 없음을 자못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니, 다행히 본사부사장 박석윤씨의 강원도 시찰을 수행하게 되야, 그것이 비록 써른 시일이었고, 또 영서의 일부분을 밟아보았음에 불과하였으나 여하간이나마 달성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 4월2일 오전 10시 부사장과 함께 춘천행 자동차를 탔다. 봄날의 아침은 어데까지 신선하야 그야말로 청천일벽무일운이오, 춘풍이 남으로부터 자래하야, 여행에는 끝?시 상쾌한 일기이다. 자동차는 경성을 뒤두고 동대문 밖을 나서 동으로 동으로 질구한다. 처음 경성에서 자동차를 탈 때에는 승객이 모다 7,8인에 불과하더니 청량리와 또는 기타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람들을 실어 어느덧 승객은 13인으로 격증하였다. 폭1간장1간반이 될까말까한 소형 버스 안에 승객 열세 사람이 타고 보니, 자동차 사람겹을 씌워놓은 듯 하야 그때부터는 그야말로 이 가운데도 팔 하나 꼼짝 못할 형편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사람이 자동차를 탄 것이 아니라 자동차 우에 다시 사람을 실어놓은 격이 되었다. 몹시 불유쾌하나 자동차 경영자가 승객의 편의를 위한다는 것보다 영리가 첫째 목적이니, 이것을 무어라고 나무랄 수도 없는 사정이다. 과히 불편하나마 참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차창외의 춘색을 탐하야 기분을 전환하기에 애썼다. ◇ 자동차는 어느덧 망우리 고개를 넘는다. 이름만 들어도 이상한 감회를 자아내거든 누구나 이 고개를 넘을 때에는 까닭모를 구슬픈 정??를 금할 수 없 없으리라. 연도 산복에는 군데군데 척촉화가 소식 없이 만발하여 있고, 신이화도 피었는 듯 말았는 듯 소리 없이 봄바람을 안고 있다. 이곳저곳의 금잔디 우에는 새로이 싹터 나오기 비롯한 춘처들로 파란 빛이 주동하여 있고 골짝우니마다 흘러나리는 춘수는 어데까지 맑고 깨끗하야 ..............(인쇄글자 불분명) 망우리령을 일기로 유월하야 다시금 평야를 닿는다. 그 사이에 나는 깜빡 잠이 들었든가 부사장이 깨어주는 바람에 눈을 떠보니 금곡릉이 바라보인다, 아아 금곡릉! 금곡릉!! 수년전에 참배하였을 때보다는 면목이 또 한 번 새로워졌는 듯. 그 안에는 고종과 순종의 영령이 계시다. 처량한 봄빛이 말없이 숨어 있는데 앞길이 총총하야 나는 참배못함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능전을 하직하였다. ◇ 자동차는 한참 산야를 질주하더니 마석우리라는 고개에 이르렀다. 이곳은 작년 그러께 공명단 최양옥 일파가 우편자동차 습격한 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과연 해발 몇 천척이나 되는지 영상은 준험하기 끝없으며 도로는 그 산복으로 구비 돌아 있다. 령상의 도로치고는 비교적 위험성이 적다고 할 만한 형편이나 그래도 그 밑을 나려다볼 때에는 아슬아슬한 생각을 참을 수 없다. 자동차는 엔진을 버쩍 틀어 백퍼센트의 에넬기를 다하야 가까스로 영상을 넘었다. 자동차도 숨이 차고 승객들도 숨이 찼다. ◇ 어느덧 양주땅을 지나 가평군내에 들어섰다. 가평군내에 들어서며부터 도로의 험악한 것이야말로 실로 언어도단이라 아니할 수 없으니 강원도가 점차로 가까워지는 만큼 험준한 준령들이 첩첩이 앞을 가로질러 있고 산복과 혹은 산정으로 폭이 두어 간 가량 될까말까한 위경이 양장같이 굽이굽이 따라 있어 자동차는 마치 개임이 새끼가 산정을 기어넘듯이 그 험로를 닿지 않으면 아니된다. 아래를 나려다보니 천야만야한 단애이오 또다시 그 밑으로는 묘망한 한강상류가 굽이쳐 흐르고 있다. 만약 자동차운전수가 핸들을 한번 까딱 잘못한다 하여도 자동차는 틀림없이 단애 아가리로 전락하야 승객들의 빼도 거두지 못할 참극을 일으키리라. ◇ 나는 억지로라도 태연하랴고 하였으나 목전에 현연한 이 무서운 광경에는 아모리 하여도 불안 공포를 금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로면에는 요철이 심하야 자동차는 닫는 말같이 앞뒤를 들었다놓았다 하지 않는가. “세상에 신경쇠약증 들린 사람들아 경춘가도를 닫지 마소 까딱하면 발광하시리라”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얼마동안이나 지났는지 그 험로를 다 치르고 나니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그것처럼 시원하기 끝없으나 등골에는 악땀이 부쩍 숨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