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03월26일(1면 3단) 물재(勿齋) 본월 21일에 귀사(歸社)의 길에 나아갔는 죄○의 천일(天日)을 보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상례이지마는 지난날과 같이 생활이 간단한 시대에는 이 등의 예의를 지킬 수가 있지마는 현금과 같이 복잡한 시대에는 도저히 이를 이행키 어려운 사정이 있다. 그리하여 부득이 행리(行李)를 묶고 당일 춘천읍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숙박할세, 오후 8시에 본사 지국장 강근흠(姜瑾欽)을 방문하여 춘천의 현상 및 본보 발전의 상황을 청취하고, 겸하여 만찬의 향응을 받아 폐를 끼친 일이 많았는가 춘천으로 말하면 도청의 소재지로 22군의 수군(首郡)이 됨에 불구하고, 현재 학교라고는 오직 보통학교, 농업학교, 1개소 뿐에 불과한데, 이과 같이 교육의 기관이 쇠미하여, 군내의 청년 자제로 하여금 입학하려도 입학할 곳이 없이 준준화(蠢蠢化)하며 치치화(蚩蚩化)하게 하는 것은 지방 당로자에게도 책임이 크지마는, 소위 군내에 유수한 부호가들이, 오즉 재리(財利)에만 영영수수(營營遂遂)하여, 이 등 초미의 급함을 몽상에도 두지 아니하는 것은, 실로 해연(駭然) 천만의 일이라 말하지 아니치 못하겠다, 그러나 저 등이 다만 재물을 지키기만 하고 있었으면, 그 명호가 오직 수전노에만 불과하겠다 할 것이지마는 저 등의 중에 혹은 화리(貨利)를 식(殖)하는데는 사광(師曠)의 총(聰)과 이루(離婁)의 명(明)을 있어, 요리점 영업, 혹은 자동차 영업에 열중하는 모양임은, 또한 비린(鄙吝)하기가 짝이 없다, 그러나 자동차 영업과 같음은, 그래도 교통의 편리를 주는 것인즉, 족히 책할 바가 아니나, 소위 요리점 영업이라는 것은, 선량무구한 청년 자제를 구(驅)하여 부랑화하게 함인즉, 사회에 다대한 해독을 흐르게 함이라, 하물며 종래에 없던 예기(藝妓) 영업을 위하는 자까지 있음이리오 현재 아래에 당면 문제로 가장 급무 중에도 급무임을 ○할 것은 오직 교육과 산업의 양자에 불과한 것이어늘 저 등은 교육이 이와 같이 조잔(凋殘)하며 산업이 이와 같이 소침(消沈)한 금일에 번연(幡然)히 일어나고 척연(惕然)히 회오(悔悟)하여 이 등 사업에 분발하여 먹는 것을 잊을 것이어늘 저 등은 생각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오직 저 예기(藝妓)이니 요리점이니 하여 이에 전심전력을 쓰는 자는 우리의 허용할 바가 아니다 농촌의 생활상태로 말하면 지난해와 같음은 실로 희유의 풍작임에 불구하고 더욱더 곤란의 지경에서 방황함은 극히 민탄(悶嘆)에 불감(不堪)하겠다 이는 전혀 작년 이래 금융의 경색으로 곡물가가 폭락하여 지난날에 1두의 ○만 매각하여도 세금 기타 제반 용도에 충당할 수 있던 것이 지금에 이르러는 2, 3두를 매출치 아니하면 도저히 이에 충당치 못하게 되었음이라. 그런즉 이 염헐(廉歇)의 쌀로써 수확물의 증가를 상쇄치 못함이니 무슨 까닭인고 하면 수입의 증가는 1, 2할에 불과함에 반하여 쌀값의 저락(低落)은 5, 6할에 달하였음으로써이다. 장래에 ○한 선후책을 여하히 할 것인가? 실로 막연한 일이다. 민간에서는 조선인 군수가 전임하여가고 일본인 군수가 임임(荏任)하였다고 의론이 비등하여 장차 세금을 증가하나니 학정을 베푸나니 하여 무용(無用)의 기우를 안는 자가 많은 모양인데 이는 오직 무식 계급의 어리석은 견해임에 불과함이오 결코 이와 같은 이치가 없을 것이다. 조선인이나 내지인이나 동일히 총독부에서 지령한 관리일 뿐 아니라 동일한 법규로써 행정하는 것인즉 어찌 후박경중의 구별이 있을 것이리오 이는 만만불가한 오해이다 情○을 술하자면 이외에도 허다하지마는 크게 장황함을 피하여 이에 생략코자 하는 바이다 다음날 아침 오전 9시에 경성행 자동차를 타고, 다시 낙교(洛橋)를 밟아 주소에 돌아온 후 다음날에 회사로 돌아간 즉 그 사이에는 사내에 큰 변동이 일어나 지구(知舊) 간에 퇴사한 자가 수삼인(數三人)에 달하였는데 나는 초연히 인사의 변천이 조모(朝暮)에 있는 것을 탄식하고 망연함을 금치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