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농업학교에서는 24일 오전 9시부터 제5회 동 조선 학생 스모대회를 거행했다. 이날은 추계(秋季) 황령제(皇靈祭)*여서 엷게 구름이 낀 날씨 속에도 따뜻했고, 아침부터 가구마다 국기의 물결이 충천에 널리 퍼졌다. 불꽃 신호에 관중은 가을 하늘에 매료되면서 스모장(相撲場)에 몰려가 순식간에 농업학교 뒷산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스모는 먼저 초등학교 생도부터 시작하여 농업학교 대(對) 춘천 경찰서원(警察署員) 외에 즉흥적으로 참가하기도 해서, 시시각각 전개하는 용호상박(龍虎相搏)으로 숨 막히는 광경에 관중은 손에 땀을 쥐면서 응원의 소리를 높여 온 산을 흔들었다. 이렇게 해서 농업학교 특유의 질실(質實)하고 강건한 농촌 오락의 대행사는 무사히, 성대하게 오후 5시에 종료했다.
* 황령제(皇靈祭) : 제국 시대의 대제(大祭) 중 하나. 매년 추분(秋分)에 천황가의 황령전(皇靈展)에서 역대 천황가의 영(靈)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