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여자강습소를 찾아서-국방색 근로복에 쌓은 총후(銃後)여성의 의기- 부덕(婦德)수련에 각고(刻苦) 면려(勉勵)
등록번호
00012685
생산일자
1940.01.16
생산지역
춘천시
생산자
매일신보
수집처
미상
소장자
국립중앙도서관
내용
발행일(면수) 1940년01월16일(3면 1단) 남존여비의 케케묵은 사상은 여성들의 지위와 자유를 여지없이 구속하여 마치 노예와 같은 푸대접으로 사실상 감금생활을 시켜왔었고 남녀칠세부동석이니 또는 남녀유별이니 하는 부르기 쉬운 말로 여성들의 자유를 참혹하게 짓밟아 온 것은 숨길 수 없는 큰 사실이라 하겠다. 그러나 문명이 수입되고 문화가 향상된 오늘에 있어서 여성들의 지위는 어떠해졌는가? 대담하게도 남녀의 평등과 자유를 부르짖게 되었고 시대가 또한 여성들의 지위와 자유를 인정하게 됨과 동시에 활동을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더구나 사변 이래 국민정신총동원운동을 외치게 되면서부터는 여성들에게도 동원령이 내리게 되어 남자들과 어깨를 견주기는커녕 도리어 남자들의 덜미를 칠만큼 가정에서나 혹은 공장에서 혹은 전야(田野)에서 눈이 부실 만큼 감격할 만한 활동을 하게끔 되었다. 그리하여 당국에서도 쓰러져 가는 동촌을 갱생시키고 총후의 직힘을 굳게 하자면 두말할 것 없이 부녀자들의 총동원 총○ 협력을 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여 농촌의 부녀자를 지도할 중견부인양성에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병참기지반도의 부인운동은 실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같이 중요한 부인운동의 제1선 지도자가 될 충견부인들은 무엇을 배워가지고 각각 농촌으로 돌아가 활약을 하게 되는 것인가? 강원도 유일의 중견부인 양성기관인 춘천여자강습소 생도들의 그날그날의 살림살이 즉 일과와 행사를 여기에 소개하여 앞날의 부인운동이 어떻게 옮겨나가게 될 것인가를 독자와 함께 짐작해보기로 한다. 춘천여자강습소! 이곳은 농업, 잠업, 양축(養畜), 기업, 가사, 재봉 등 여성으로서의 천직모(현처양모)가 되었다는 품행이 방정하고 의지가 공고하며 신체가 건전하 16세 이상 20세 미만의 순진한 처녀들만이 각 군으로부터 모여와서 황국여성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부덕을 수련하는 대규모의 도장이다. 앞으로 각기 고향으로 돌아가 무지한 농촌부녀자들의 사표가 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모여 온 아가씨들은 현재 40명이 있는데 그들은 대체 무엇을 수련하고 있으며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또한 그들의 일상생활은 어떠한가? 며칠을 두고 벼르고 벼르다가 지난 11일 오후 3시 경에 방문한 후 송포 선생에게 찾게 된 뜻을 말하였더니 겸손한태도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소개할 만한 무엇이 있습니까마는 기왕 소개를 하실 바에는 저의 말만 듣고 쓰시기 보다 매일의 행사를 실제로 본 후에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요새 같이 추운 날은 아침에 다시 방문하기에는 사실상 괴로운 일임을 잘 알면서도 선생의 말 가운데는 어디인가 진실한 무엇이 숨어있음을 선뜻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쾌히 승낙한 후 12일 오전 6시 오전 6시부터 아침 형사가 시작되는 때문)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그날은 그대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튿날 오전 6시! 늦어도 오전 5시 30분까지에는 깨야만 한다. 만약에 나처럼 늦잠을 자다가 약속을 어기는 날이면 40여명 생도들의 귀중한 아침 행사를 못하게 만들까 두려워서 집안 식구에게 일찍 깨월달라고 단단히 부탁한 후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계를 처다보니 오전 5시 40분! 불이야불이야 옷을 찾아 입고 달려간 즉 벌써 송포선생과 김옥경(金玉瓊) 선생이 사무실에서 난로를 피워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는 6시 10분을 가르키고 있다. 단때 같으면 6시 정각부터 아침의 행사가 시작되었을 것인데 필경나 기자 때문에 행사가 늦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여간 미안한 것이 아니었다. 약 5분 동안 몸을 녹이고 있느라 이 사무실로부터 집합명령이 전달되자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아직도 거문 장막에 휩쌓여있는 새벽 공기를 뒤흔든다. 송포 선생과 김선생은 지금까지 볼 수 없는 긴장한 빛이 얼굴에 떠오르며 수양단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동이고 국기게양대 밑으로 나간다. 뒤이어 국방색의 근로복을 입고 역시 머리에 수건을 동긴 어여쁜 아가씨들이 줄다름을 쳐서 모여와 선다. 매운 바람은 품안으로 기어들고 날은 아직도 밝지를 않았다. 아침의 성스러운 행사는 이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계속) 춘천지사 김근영(金槿榮) 기(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