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Chuncheon Digital Archives

성진령(成震齡) 간찰(簡札)
등록번호
00016404
생산일자
미상
생산지역
미상
생산자
성진령(成震齡)
수집처
김현식
소장자
춘천학연구소
내용
병신년(丙申年) 7월 21일 성진령(成震㱓)이 이자의(李諮議)에게 보낸 간찰이다.
이 편지의 발신인인 성진령이 수신인 이자의를 존형이라 부르고 있어 친한 형과 아우 사이임을 짐작되고, 피봉에 '성승지'라 적혀 성진령의 관직을 알 수 있다. 성진령은 지난번에 풍편(風便: 소문 등 간접적으로 들음)으로 편지를 보내 답장이 힘들 것 같아 근심하였는데 지금 답장을 보니 부모 모시고 사는 형편이 좋다고 하여 기쁘다고 하였다. 자신은 그런대로 잘 지내지만 지난달의 고모님의 장례를 치러 참담한데 거기에 기근까지 더해 살아남을 기대가 없다는 근황을 전하고 세상 소식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였다.
성진령은 지금 가르침을 받으니 진실로 처음 기대를 넘어서 고마움과 다행스러움이 그지없다고 하였다. 내용을 보면 혼연일관(渾然一貫)이라는 구절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애용을 체(體)와 용(用), 태극(太極)과 도(道)로써 설명하고 서을(瑞膺)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하였다. 먼저 혼연일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혼연일관이라는 구절은 대립해서 거론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만일 혼연과 찬연으로 갈래를 나눠 그것을 분리한다면 혼연은 곧 모인 것의 찬연이고, 찬연은 바로 분쇄된 것의 혼연입니다. 지금 찬연하면 이 찬연 이외에 다른 것은 없는데, 따로 혼연이 있다고 하는 것은 일시적인 대립입니다. 어찌 대립해서 들어 말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하나의 체(體)와 용(用)으로 선후를 나눠 그것을 분리라고 한다면 천지(天地)가 있기 전의 천지의 음(陰)은 바로 이 (理)가 혼연할 때이고, 나중에 천지의 양(陽)은 이(理)가 찬연할 때입니다. 사람에게 있어서는 미발(未發)이 혼연이고, 기발(已發)은 바로 찬연입니다. 이것이 비록 일시적인 대립이 아니더라도 또한 선후가 있어 서로 상대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대립해서 나눠 말하는 것은 여기서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저의 지난 얘기와도 크게 어긋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하였다.
또한 태극(太極)과 도(道)는 저 또한 감히 두 개의 사물로 분리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다만 태극은 체용(體用)을 포함하고 있으나 도와 대립해서 말하면 태극은 혼연의 기저(基底)이고 도는 찬연의 기저입니다. 그래서 태극은 도의 체이고, 도(道)는 태극의 용(用)으로 간주해서 친구 회보(晦甫)에게 말한 것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태극이 끝내 체로 설명되지 못하고 만약 도를 용으로 말한다면 저의 본래 마음 또한 편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날 태극을 가지고 성(性)자를 대신해서 논했기 때문에 태극의 의미와 본색에 대해 자세하게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회보는 빼앗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의 견해를 지켜서 진실로 비천한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래 주자(朱子) 선생의 한마디 말에, 사람이 그것을 따른 뒤에 도라고 한다고 한다면 사람이 따르기 전에 그것을 무도(無道)라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며, 단지 이 설에 근거하면 아울러 도를 말하는 것이 불가함을 알 수가 있다 하였다. 또한 중용에서 누군가 명(明)에 대해 '성과 도는 사람과 외물(外物)이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외물도 본래 당연한 법칙을 갖추고 있어 사람과 구별이 없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어찌 외물이 이 도를 행할 수 없고 도리어 외물이 이 도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외물의 도가 별개의 도리라고 한다면 군신과 부자의 인륜은 우리에게 당연한 것이 되지만 외물이 다행스럽게도 어떤 행인이 있어 이것에 밝다면 그 당연함을 잃어 따질 듯합니다. 천하에 어찌 이와 같은 의리가 있겠습니까?'라며 이것은 회보(晦甫)의 고명으로도 전혀 알지 못하니 정말로 괴이한 일이라고 하였다. 다만 그의 편지에 분명하게 가부(可否)를 말한 것이 없기에 달리 변론할 수가 없음을 말하였다.
그러나 진실에 힘을 쓰지 않고 단지 말로만 얘기하는 것을 피차간에 끝내 무슨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이것들을 경서에서 명백히 쉽게 아는 것으로 들어내어 자세히 체득하고 점차로 꿰뚫기를 기다리고 싶지만 여전히 내버려두고 손을 대지 못해 근심스러울 뿐입니다. 전에 주신 의문을 지금에야 보내드리고 한 부는 베껴 써 두어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만약 달리 터득한 게 있으면 어찌 감히 질문하지 않겠냐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서응(瑞膺)이 강가에서 왔다고 하는데 서응에 대해서 스승님은 애초에 천명이 기질을 만들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존형께서 말뜻을 착각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니 존형께서 아직도 지난번 잘못 들은 것을 믿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편지를 마치고 있다.

가로67.5cm, 세로36.7cm
(봉투 가로6.5cm, 세로 35.2cm)
사용안내
비상업적 이용만 가능|©춘천디지털기록관
상업적 사용·수정·재배포는 저작권자 동의 필요